이번에는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즉 동기부여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나 역시 한평생을 체중과 싸워왔고 세 번 정도 이겨봤는데, 이번 싸움(다이어트)이 가장 큰 승리였다. 한 번은 군대라는 강제 다이어트로 10kg 감량, 한 번은 결혼식이라는 인생 최대의 행사를 앞두고 5kg 감량, 나머지 한 번이 이번 17kg 감량이다. 세 번 모두 다이어트를 해야하는 이유와 목적, 즉 강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다이어트의 첫 스텝 : 강한 목적의식. 동기부여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동기부여인 것 같다. 목적의식이 강한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독하게 마음먹어야 그만큼 더 독하게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동기부여는 만들기 나름이긴 하므로 그만큼 여러가지 목적의식과 동기부여를 만들어두면 다이어트를 하는 도중에 꽤나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본인이 살을 빼야 하는 이유와 상황에 대해 파악한 뒤, 이를 항상 생각하며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1. 돼지가 되는 과정
그 동안 운동을 안하진 않았지만 불규칙한 식습관과 생활패턴으로 몸이 많이 무너져 있었다. 많은 직장인 아빠들이 그러듯이, 나 역시 회사생활과 육아로 생긴 스트레스를 매일밤 술로 풀기 시작했고, 가족이 모두 잠들면 혼자 나와 혼술하는 낙으로 일상을 버텨왔던 것 같다. 그렇게 2년을 넘게 지내다보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자리수 몸무게가 되었고, 이젠 2XL 옷들도 안맞는 뚱땡이가 되어 있었다. 옷도 뱃살을 가릴 수 있는 펑퍼짐하고 어두운 옷들만 입게 되었다.
살이 찌는 이유 1. 핑계, 합리화
예전보다 살이 많이 찐 걸 깨달았지만 스스로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했다. 기상 - 출근 - 퇴근 - 육아 - 취침의 무한 반복속에 도저히 운동할 시간이 없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은 술이나 야식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매일밤 아이들이 잠들면 배민을 켰고, 이런 안좋은 생활이 반복되었다. 주말에도 한 달에 두번 이상은 본가나 처가, 가족행사가 있었고, 술을 매우 사랑하는 양가 특성상 몸에 알콜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렇게 세자리 몸무게의 돼지가 되었고, 피할 수 없는 술자리, 아빠의 고충으로 합리화하며 계속해서 살이 찌게 되었다.
살이 찌는 이유 2. 아직 괜찮다는 망상과 방심
그런 와중에도 아직 괜찮다는 망상을 하고 살았다. 100키로의 돼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 정도면 괜찮지"하는 망상에 가까운 자신감은 있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본인 정도면 평균은 된다는 어느정도의 자신감은 가지고 살아가는데 나는 이 망상을 초고도비만이 되고 나서도 버리지 못했었다.
또한, 예전에 살을 빼본적이 있기에 더 방심했다. 만약 살을 빼본 경험이 있거나, 몸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으면 이는 더 안좋게 작용할 수 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10kg 정도야 모 금방이지", "한 두달이면 금방 만들지" 등등 나를 더 방심하게 만들 수 있다. 나 역시 가끔 나가는 조기축구와 매일 끄적대는 웨이트 운동으로 스스로를 근육돼지라 자위했고, 일단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상 문제도 없으니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내 몸에 대한 망상과 방심으로 별다른 위기의식 없이 계속해서 돼지가 되어 갔다. 만약 이런 살이 찌는 과정의 초기단계라면 하루 빨리 심각성을 깨닫고 안좋은 습관들을 고쳐서 살이 찌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2. 망치로 두들겨 맞은 팩트폭행
본인이 가장 아름다운 20대 시절을 살찐 상태로 보내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20대 때는 살만 안쪄도 멋지고 예쁜 시기인 만큼, 평생을 돼지로 살더라도 20대만큼은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느날 회식자리에서 아직 20대인 후배가 다이어트로 고민하길레, 이런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줬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선배에게 아주 제대로 팩트폭행을 당했다.
"너 지금 엄청 디룩디룩한게 그 타이어회사 마스코트 같아. 미쉐린. 너나 쫌 해"
가장 친한 선배였기에, 당연히 재밌자고 한 농담이었지만, 속으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변명거리는 많았다. 난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곧 40대고 .... 하지만 내가 조언이나 충고를 할 상황이 아니고, 딱히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굳이 대꾸하지 않으며 웃어넘겼지만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해왔던 나의 망상을 한순간에 깨버리는 팩트폭행이었다. 매일 거울을 보며 나만 느끼던 심정을 남에게서 직접 듣고나니,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 졌다. 그 자리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정말 큰 충격이었으며 맘 속으로 아주 강력하게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었다.
3. 많은 동기부여 만들기
선배의 팩트폭행 이후 본격적으로 살을 빼기 시작했지만 그 전부터 살을 빼려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크고 작은 여러 이유들이 강한 동기부여를 만들었고, 이는 강한 실천의지가 되었다. 따라서, 동기부여가 될 만한 여러가지 이유를 만들어 놓으면 다이어트가 힘들어 질 때, 참을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아빠는 슈퍼맨
선배의 팩트폭행 외에 많은 동기부여중에서도 나에게 크게 작용한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이었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의 기억속에 나름 멋있었던 아빠로 남고 싶었다. 그래서 마흔이 되기전에 다시 한번 몸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기억속에 남겨두고 싶었고, 아이들과 찍은 이런저런 사진 속에 젊고 멋진 아빠를 남겨두고 싶었다. 아직까지 우리 가족의 사진에는 뚱뚱한 아빠만 있었고, 아이들 백일사진, 돌사진은 보정없이는 눈 뜨고 못봐줄 지경이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를 이루고 싶었는데, 이게 꽤나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한, 가끔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키거나 부모참여 행사를 하며 아이 친구들을 만나곤한다. 아이들이 벌써부터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아이들 앞에서 뚱뚱하고 부끄러운 아빠가 되는 것이 좀 싫었다. 내 아이에게 멋지고 당당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사회생활
살이 한창 찔때는 회사생활도 너무 힘들어 이직을 고려중이었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성 폭식을 자주했던 것 같기도하다. 어쨋든 이직을 하려면 면접도 봐야하는데 살찐 나의 모습은 전혀 신뢰감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직을 마음먹으며 헬스장을 처음 등록했고 현재까지 다니고 있다.
지금은 회사가 괜찮아졌지만, 아무리 맘에 들어도 언제, 어떻게 더 좋은 기회가 올지 모르고, 꼭 이직이 아니라도 업무상 사람을 만날 때 외형적인 인상도 무시할 수 없기에, 사회생활에서도 체중관리는 꽤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좋은 보수와 대우를 위해서라도 꼭 체중감량을 해야겠다는 생각 역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운동
본인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운동이 있다면 이 또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저번글에서 언급했듯이, 나름 축구에 진심인 편이고 축부심도 꽤 있는 편이다. 학창시절부터 반에서, 과에서, 동아리에서 등등 내가 속한 팀에서는 항상 가장 공을 잘차는 편이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즘부터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살이 쪄서인지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꼈다. 경기를 하면 팀원들에게 잔소리를 하면 했지, 듣는 쪽은 아니었는데, 실수를 하거나 질타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이 역시 내색은 안했지만 나의 축부심에 굉장한 스크래치를 남겼고, 다시 몸 만들어서 폼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나름 부심을 갖는 스포츠나 운동이 있다면, 이 역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바디프로필, 여행, 이성 등 다양한 동기부여를 만들 수 있고, 이는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야식이 땡길 때마다 아이와 여행가서 찍을 사진을 떠올리고, 자존심 상했던 팀원들의 질타를 떠올리고, 몸자랑을 하던 친구를 떠올리고,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부장 얼굴을 떠올리면, 참을 수 있는 힘이 된다. 따라서, 본인이 꼭 살을 빼야되는 이런저런 동기부여를 많이 만들어두면 그만큼 실천의지가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동기부여가 있더라도 실천을 하지 않으며 무용지물이다. 다음글에서는 내 다이어트에 가장 큰 도움이 된 다이어트 한약 감비환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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