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독서 후기는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채부심(채상욱)의 '아파트, 이 가격 오면 사라'이다.
사실, 채부심의 구독자이지만 아주 좋아하는 채널은 아니다. 다른 투자 채널의 상승론자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하락론자로 느껴질 만큼 현재 시장(24년 하반기)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자주 내놓는다.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고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채부심의 의견이 달갑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컨텐츠나 분석들을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고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다. 너무 한쪽 말만 듣는 것도 경계해야 하므로 일부러 채부심의 컨텐츠를 챙겨보는 경향도 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채상욱 대표, 채부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더욱 그의 컨텐츠를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나 전망이 다를 수는 있지만 채부심은 확실히 공부를 많이 했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의 다른 저서들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역시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할 뿐, 하락론자가 아니었다.
오늘은 채부심의 저서 '아파트, 이 가격 오면 사라'를 읽고 인상깊었던 내용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 아파트는 위험하다.
첫 장에서 아파트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며 신중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알리고 있다. 특히 시세추종형 매매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반등 전, 최고점을 찍고 나서 하락한 수도권의 몇몇 아파트들을 예로 들며, 실제 40 ~ 50%까지 하락한 아파트들을 보여준다. 아파트는 우리가 구매하는 것들 중 가장 비싸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는 1~2억으로 살 수도 없다. 이런 고가의 자산을 샀는데 50%가 하락한다면 일반인들은 버티기 힘들다고 경고한다.
| 적정 가격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위험한 시세추종 투자보다는 아파트의 적정가격과 타이밍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 위 사례와 연계하여 설명해준다. 어떤 사람은 집 값이 급등할 때 인천의 아파트를 갭투자로 6억에 매수한다. 7억까지 올랐던 아파트는 하락장이 오자 5억 이하로 떨이지고 더 이상의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4억 7천에 매도한다. 다른 사람은 그 집을 4억 7천에 매수한다. 이후 그 아파트는 다시 5억원대를 회복한다.
책에서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적정가격은,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략 1.6~1.7배라고 한다. 당시 해당 지역의 전세가는 3억원 선이었고, 따라서 적정가격은 4.8억~ 5.1억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 하락한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현재 가격은 적정 가격으로 판단한 것이다. 당분간은 급락보다는 적정가격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하여 매수를 결심했을 것이다.
위 아파트 가격은 책을 읽고 나서 찾아본 청라의 한 아파트 가격 예시이다. 책에 나왔던 사례는 매매6억 / 전세 4.5억 정도의 갭투자를 예로 들었었다. 당시 투자자는 높은 전세가로 세팅하여 갭투자를 한 것인데, 이상하리 만큼 전세가를 높게 세팅했다. 전세가는 현재가치, 실제 사용가치이므로 아무리 호재가 있더라도 급등하기 어렵다. 또한, 이전 전세 시세도 3억 초반대에서 형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적정가격은 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으며, 급등한 전세가격을 보고 갭투자를 한다면, 역전세 위험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사례인 것 같다.
이처럼 아파트는 적정가격을 알아야하고 좋은 투자 타이밍에 매수를 해야한다. 책에서는 이 적정가격을 판단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소개해준다.
| 부동산 전망만 홀짝?
증권가에서 건설 관련 분석을 하다가 증권과 부동산 모두 공부를 하게 된 채부심은 유독 아파트 시장에서만 단순한 전망을 한다고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여러 테마, 업종, 분야에서 또 여러 기업이 있고, 각 기업이 실적과 가치가 모두 달라서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기가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그래서 시장 전망, 산업 전망, 기업 전망이 다 다르고, 적정 가격, 고/저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결과를 내놓는다.
하지만 유독 아파트 시장에서는 '그래서 오른다/내린다' 둘 중 하나로 결론이 귀결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결론을 원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집 값 올라요? 내려요? 만 묻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아파트 역시 지역별로 생활권별로 단지별로 동/호수별로 그 가치가 모두 다른데 이를 너무 단순하게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오른다. 내린다. 홀. 짝. 이런 전망을 하면 전문가들은 당연히 언젠가는 틀린 예측을 하게 될 것이며, 아파트 역시 해당 물건이 가진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 부동산의 적정가격
책에서는 부동산의 적정가격을 산정할 수 있는 관련 용어들과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입지가 좋으니 비싸다, 신축이니 비싸다, 이런 단순한 분석이 아닌, 가격이 형성되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주택의 가격 형성을 설명한다.
|| 전세가와 매매가
" 전세가는 현재가치의 가격, 매매가는 미래 가치가 포함된 가격 "
보통 전세가는 현재가치의 가격, 매매가는 미래의 가치가 포함된 가격으로 볼 수 있다. 5년 뒤 GTX가 뚤린다고 현재의 전세가가 오르지 않는다. 전세가는 현재 이 집이 지닌 거주가치이다. 아직 뚤리지도 않은 GTX의 편의 혜택을 지금 거주하는 사람이 이유는 없다. 하지만 매매가는 미래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5년 뒤면, GTX가 뚤리며 이 집의 거주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될 것이고, 이러한 미래가치를 반영하여 매매가가 형성된다.
이러한 특징은 재건축 아파트에서 더 뚜렷하다. 현재의 집은 매우 낡은 아파트이므로 전세가가 낮겠지만, 이 집은 향후 대단지 신축으로 변모할 것이기에 매매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전세가율이 낮은 이유다.
|| 전월세전환율
" 전월세전환율 = 월세 x 12 / 전세 "
전월세전환율은 1년치 월세를 전세금을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월세가 100만원이고 전세금이 3억이라면 1,000,000 x 12 / 300,000,000 = 4%가 된다. 만약 이 아파트에 월세로 거주하고 싶은데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월세를 낮추고 싶다면 저 전월세전환율을 대입하면 된다. 전환율이 4%, 보증금 인상액이 5천만이므로 인상된 보증금에 해당하는 월세는 17만원 정도이므로 (4% x 50,000,000 / 12 = 166,666원) 17만원 정도를 낮춘 83만원이 된다.
" 전세 = 20년치 월세 "
전세든, 월세든 해당 주택을 사용하는 임차비용이다. 일반적의 주택의 수명이 40년 정도이며, 전세는 이 40년 간 주택을 사용하는 임차비용으로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 현금흐름할인율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는데 통상 5% 정도이며, 이를 반영하면, 약 20년간 사용하는 임차비용이 된다고 한다.
주변 아파트 시세를 둘러보면 대략 들어맞는다. 내가 처음으로 낙찰받았던 오산 아파트의 시세가 전세 2.5억, 월세는 보증금 2천에 110인데 이를 계산해보니, 110만원 x 240개월 = 2.6억정도로 대략 들어맞는다.
|| 사용권(수익권) + 처분권
부동산의 권리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부동산은 사용권(수익권)과 처분권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 사용권 - 해당 주택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
- 수익권 - 해당 주택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
- 처분권 - 해당 주택을 처분(매도)할 수 있는 권리
사용권과 수익권은 중복되는 개념이다. 실거주일 때는 사용권, 세를 줄 때는 사용권을 임차인에게 주는 대신 임차료를 통해 수익권을 얻게 된다. 처분권은 이 주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개념은 위의 전세, 전세가, 매매가, 갭과 연결된다. 사용권(수익권)은 해당 건물 자체를 사용/활용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현재 기준의 이 부동산의 가치, 현재가치, 즉 전세가에 해당하고, 이 사용권(전세가)에 처분권(갭)까지 포함한 가격이 매매가가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처럼 산술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형성되는 원리에 대해 설명하며, 적정 가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경제학 용어, 수학적 공식 및 법칙 등으로 꽤나 복잡한 논리까지 설명을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이런 개념을 알아두는 것은 꽤나 유익하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부동산의 가치, 입지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바로 입지에 대한 내용과 대중적인 수요에 대한 내용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고, 입지에 대해 깊게 다루지 않았다.
채부심은 입지를 교통, 학군, 편의시설, 자연환경으로 나누었다. 교통은 주요직장(강남)으로의 접근성, 편의시설은 마트나 백화점 등 상권과 병원, 역세권 등 거주할 때 필요한 편의시설로 설명했다. 학군은 말그대로 학군, 초등학교와의 거리와 중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평가율이며, 자연환경은 쾌적함, 주변 수변시설 등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원하는 입지는 모두 다르다고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출퇴근을 위해 교통을 가장 중요시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연과 산책을 좋아하여, 산과 가까운 입지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수요로 인해 아파트도 제각각 장단점이 다르고 이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과는 달랐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주택, 특히 아파트는 대다수, 대중의 수요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산을 좋아하는 사람, 자연환경을 중요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비율은 매우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 역시 공기좋은 곳, 깨끗한 자연이 좋지만 교통이 더 중요하며, 아이들 학군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입지를 평가할 때는 여러 입지 중에서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더 중요시하는 입지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부심도 이를 모를리 없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수요와 생각은 다양하며, 이 때문에 입지를 산술화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 결론
매우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최근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현금흐름과 임차료를 바탕으로 적정가격을 판단하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역시나 전세가와 갭(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은 투자를 할 때, 입지만큼이나 먼저 살펴봐야 할 항목이라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소장 욕구도 있는 책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추후 한번 더 읽으며 계산과정을 더 자세히 복기해보고 싶다. 또한, 채부심의 다른 저서들까지 읽을 계획도 세웠을 정도로 아주 유익한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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