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 후기는 밴더빌트라는 예명을 쓰는 표찬 저자의 대한민국 역세권 투자지도이다. 이전의 입지 분석 관련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아파트 입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직장이고, 교통은 직장과 집을 연결해주는 매우 중요한 입지이다. 교통에서도 정시성을 확보해주는 지하철 편의성이 교통입지의 핵심이다. 개인적으로 투자 지역을 찾아볼 때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지하철과 역세권이며, 주로 지하철 노선도를 따라 지도를 이동하며 아파트들을 살펴본다. 그 만큼 지하철과 역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지하철 뿐만 아니라 고속철도, 도시철도, 광역철도, 일반철도 등 '열차' 또는 '철도' 라고 불릴 수 있는 교통수단과 역세권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이를 투자와 어떻게 연관시켜야 하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에 대해 남겨보도록 하겠다.
| 3기신도시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책의 서두이자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3기 신도시로 한정 짓지 않고, 신도시의 건설 배경과 교통망 구축의 연관성을 잘 설명해준다. 서울의 인구과밀, 급등하는 집 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외곽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서 신규 주택을 공급하고, 이러한 신도시에서 거주하면서 서울에 근무할 수 있고, 생활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교통망이 설치된다.
대부분의 신도시들이 거주단지가 조성되면서 교통망도 확충되고 3기 신도시 역시 개발계획과 함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발표되었다. 광역철도인 GTX-A, B, C노선도 3차 국구철도망 구축계획때 발표되었던 내용이다. 1기, 2기 신도시 모두 철도망 구축에 힘 입어 입지가 더 좋아진 도시들이다. 테크노벨리와 신분당선의 판교, 많은 대기업과 GTX-A의 동탄도 교통망 확충에 의해 지금의 입지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도시 조성 및 교통망 확충 계획을 인지하고 있다면, 투자 지역을 선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도시 개발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2040 서울플랜'과 각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을 참고해야 한다. 2040 서울플랜은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의 일환으로 서울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도 각 시, 도의 발전방향을 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개발 계확과 각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을 인지하고 있어야 서울의 어느 지역이 더 발전하는지, 그 지역의 발전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도시는 어디이며 어떤 교통망인지 판단할 수 있다.
서울플랜 2040에 포함된 내용 중에는 4가지 테마를 지역별로 적용하여 서울역, 용산, 영등포, 청량리, 삼성, 마곡, 한강변 등 주요 업무지구를 개발하는 계획이 세워져있다. 삼성은 이미 여러 GTX 노선이 지나가는 서울교통의 메카가 될 예정이고, 그 외 언급된 지역들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지역, 저평가된 지역이 있다면 좋은 투자지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과 각 지자체가 중점을 둔 개발지역과 방향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다 같은 지하철이 아니다
도보 5분 초역세권이더라도 노선마다 차이가 있다. 지하철도 다 같은 지하철이 아니다. 이전에 수강했던 월부 강의에서도 배웠던 내용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건 강남 접근성이다. 해당 노선이 강남을 지나는 노선인지, 3도심(강남, 구도심, 여의도)을 지나는 노선인지에 따라 역세권의 가치가 달라진다. 서울 주요 도심을 지나지 않고 지역에서만 운행하는 지선 또는 도시철도들은 입지에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나 빠르게 이동이 가능한지도 중요하다. 신분당선이 아주 좋은 예이다. 신분당선은 여러 지역을 돌지않고, 분당-용인-수원 지역에서 거의 직선으로 강남까지 이동한다. 반대로 어떤 노선들은 돌고돌아서 서울로 입성하는데 이러한 노선의 역세권 아파트는 아무리 서울이더라도 신분당선 역세권보다 높은 가치로 인정받지 못한다.
| 운행 횟수도 매우 중요한 요소
지하철 운행 횟수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열차 운행 간격 및 차량 수 등 편성 관련 사항은 실제 편의성과 직결되는 요소들이다. 지하철이 있지만 운행 간격이 20분이라면 편의성이 떨어진다. 책에서는 천안방면의 1호선을 예로 들었다. 과거에는 열차가 천안행과 병점행으로 나뉘어 운행하는데, 절반가량이 병점행이어서 병점역 이후의 역세권은 큰 불편함이 있다는 얘기였다. 1호선 역세권에 투자를 하더라도 병점역 이전까지만 투자지역으로 삼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현재 오산에서 가산으로 출퇴근하는 나에게 매우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병점행이 없지만 서동탄행의 운행으로 인해 몇 십분을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철도의 종류와 건설주체
책에서는 각 철도 유형별 건설주체가 누구인지, 투자비를 누가 부담하는지 소개하고 있다. 건설주체와 투자비는 철도 유형에 따라 국가(정부), 지자체, 민간이 분담하게 된다.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는 국가가 주체가 되어, 투자비도 전부 부담한다. 광역철도는 국가가 건설주체이긴 하지만 지자체와 나누워 비용을 분담한다. 도시철도는 지자체가 주체가 되며 투자비는 국가와 지자체가 6:4로 분담한다. 지자체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민간사업(BTO, BTL)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철도개발호재가 있더라도 이러한 철도 유형을 잘 확인해야 한다. 지자체 또는 민간이 수행하는 경우에는 비용과 사업성 문제로 실제 운행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중간에 계획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각 지자체 간 정치인들의 입김에 의해 개발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초기 발표 계획안만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 그 외 인상깊었던 내용들
* 복선 단선
복선은 왕복이 가능한 2레일, 단선은 1레일이다. 철도는 당연히 상행 & 하행의 복선일 줄 알았는데 예전에 구축된 철도들은 단선이었다고 한다. 단선은 상행차가 오고 있다면, 상행차가 지나갈 때까지 하행차가 역에서 대기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지금은 전국 철도의 복선화율은 60%이상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단선철도 남아있으며, 수도권 지하철의 특정구간도 단선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 지하철 출구 번호
역마다 지하철 출구 위치와 갯수가 다르고, 출구 번호도 다르다. 약속을 잡을 때 자주 "N번 출구"로 장소를 정하는데 이 출구 번호를 메기는 규칙이 있다. 먼저 지하철역은 고유 번호가 있는데 노선의 첫번째 역을 기준으로 숫자를 메긴다. 출구번호는 이전 역과 가장 가까운 출구가 1번 출구가 되며, 나머지 출구들은 시계방항으로 번호를 부여한다.
* 유출입(승하차)특성에 따른 투자방향
지하철 유출입, 승하차 특성에 따라서도 투자방향을 달리해야 한다. 시간대에 따라 승객 유출입이 다른데 직장이 많은 지역은 오전 출근시간대에 하차 인원이 많고, 반대로 베드타운인 경우에는 오후 퇴근시간대에 하차 인원이 많다. 가장 좋은 투자처는 오전 오후 모두 승하차 인원이 많은 지역이고, 오후에 하차인원이 많은 거주우위 유형의 역세권이 상권우위 유형보다 개발 여력이 더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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