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서 후기는 박희용(부동산히어로)의 '나는 진짜 돈이 되는 역세권 아파트에 투자한다'이다. 나 역시 부동산, 아파트 중에서 가장 핵심으로 꼽는 것이 교통이며, 당연히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본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때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역세권이다.
지난번에도 밴더빌트의 대한민국 역세권 투자지도를 읽고 리뷰를 했었는데(아래링크), 이번 책은 이전 책에 비해 더 실용적이고, 쉽게 쓰여진 책인 것 같다. 밴더빌트의 책은 철도와 관련하여 심도있고, 전문적으로 다룬 교과서 느낌인반면, 이 책은 일반인이 더 이해하기 쉬웠고, 정말 필요한 정보들만 축약해서 쓴 핵심 요약본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실제 노선의 효용성 및 수혜를 볼 수 있는 역과 구체적인 단지까지 제시해주며, 저자의 주관적인 판단까지 보여주었고, 마치 역세권 투자의 실전편인 느낌을 주었다. 부동산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번 책이 더 재밌고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오늘은 박희용 저자의 나는 진짜 돈이 되는 역세권 아파트에 투자한다를 읽고 인상깊었던 내용들에 대해 남겨보도록 하겠다.
1. 신규 교통망(철도) 구축 과정
신규 지하철 노선이 들어오거나 기존 노선이 연장되는 신규 교통망 확충 과정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위 언급했듯이, 글의 내용과 길이가 길지 않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느낌이다. 책 후반부에 나오는 실제 사례들에서도 반복하여 언급하며 이 과정에 대해 이해시켜준다.
신규 교통망이 확충되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 사전타당성조사 - 경제성 평가 단계로 지자체에서 먼저 검토한다. 보통 B/C 1이 넘어야 예비타당성평가(예타)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예비타당성평가 -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국토교통부)에서 심도있게 평가하는 과정이다. 예타가 통과되어야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준비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 기본계획수립 - 사업지 집행 방식과 개통 후 운영 방식, 구간별 개발 주체 등 실제 사업과 관련된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보통 1~2년 정도 소요되어, 전 과정 중 가장 짧은 기간동안 진행되는 과정이다.
- 착공 및 개통 - 실제 공사 과정이다. 착공부터 개통까지 걸리는 기간은 보통 경전철 4년, 일반전철 4~8년, GTX나 고속철도 등 고도공법이 필요한 경우 8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착공이 되어도 공사 과정에서 문화재가 출토되거나 주민들의 반대, 추가역 설치 요구, 사업비 증가 등 다양한 이유로 완공시기는 얼마든지 늦춰질 수 있다.
2. 집 값이 오르는 시기와 지역
확정-착공-완공 세번 오른다
보통 지하철 호재가 생기면 집 값이 3번 오른다고 한다. 계획이 확정되었을 때 오르고, 실제 착공됐을 때 오르며, 마지막으로 개통 전 후에 한번 더 오르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깨졌다는 이야기도 많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뿐, 시장 시기만 잘 맞는다면 이러한 3번의 시기에는 집 값이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개발 호재를 통해 집 값이 오른다는 건 어디까지나 현재보다 좋아질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 값이 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대감은 사람들의 심리에 의해 발생되는 수요이므로 당시 시장의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이 나쁘지만 않다면, 계획이 확정되었을 때는 당연히 투자수요가 쏠릴 것이며, 착공 때도 계획이 현실화되었으므로 한번 더 투자수요가 몰리게 된다. 마지막 개통시에는 실제 생활 편의성이 개선되며 현재 가치 상승 및 임차료가 상승하며 한번 더 집 값이 오를 여력이 있는 것 같다.
획기적인 변화가 있는 지역이 오른다.
아무 지역이나 다 지하철이 들어온다고 집 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해당 개발 및 호재로 이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지역이 오른다. 예를 들어, 이미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는 지역에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지 않은 신규 노선이 들어온다고해서 해당 지역의 집 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신규노선이 생기며 혼잡도가 늘어서 출퇴근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가치가 높은 노선이 들어서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거나 대중교통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었는데 새로운 교통이 생겨서 교통 편의성이 매우 좋아저야 투자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설명해준다.
3. 획기적인 변화가 있는 지역
책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첫 번째로 소개한 노선이 바로 GTX-A노선이다. 특히 동탄 지역은 광역버스를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매우 열악했다. 하지만 GTX-A를 통해 교통혁명에 가까운 교통 편의성 증대가 이뤄질 것이다. 만약 GTX-A노선의 삼성역까지 개통이 완료된다면, 30분 내로 강남에 진입이 가능해진다. 동탄의 유일한 단점이었던 대중교통이 해결되며, 단점이 사라지는 지역이 된다. 그 외에도 8호선이 연장되는 구리, 남양주 지역의 역세권 아파트도 동일한 이유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책에서는 이러한 알짜 노선들과 해당 노선을 통해 수혜를 볼 수 있는 아파트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월곶-판교선(월판선)도 예를 들어준다. 사실 월판선은 서울로 직결하는 노선이 아니라 큰 가치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GTX보다 빠른 속도의 고속철도로 개발된다고 한다. 또한, 광명역, 안양역, 인덕원역, 판교역 등 서울로 환승할 수 있는 주요역들을 지나기때문에 이전에는 대중교통이 열악했던 지역이라면 충분히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시흥시청역과 안양운동장역을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4. 생각보다 큰 호재가 아닌 노선
신규 노선 및 노선연장이 이뤄지지만 기대보다 큰 수혜를 보지 못할 예도 들어준다. 대곡소사선(서해선)의 일산 연장의 경우에는 지하철 운행 시간이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 경의중앙선과 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의 운행시간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이로 인해 대곡소사선의 배차간격은 평시 20분, 출퇴근 시간 50분이라는 기형적인 운행을 한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에 1시간에 1대꼴로 오는 노선은 사실상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맞다고 생각한다.
청라의 7호선 연장도 기대만큼 큰 수혜는 아닐 것이라고 한다. 물론 7호선은 알짜노선으로 환승없이 한 번에 강남으로 접근이 가능한 노선으로 교통 편의성이 개통 이전보다는 훨씬 좋아질 수 있지만 속도가 느린 완행 노선으로 강남까지 이동하려면 1시간이 훌쩍 넘어버린다. 또한, 다른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환승역들도 서울 가까이까지 다 와서야 있기 때문에 매우 큰 호재까지는 아니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한다.
나 역시 투자 지역을 선정할 때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7호선이라는 황금노선이 연장되는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강남까지의 이동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입지 점수를 뽑아봐도 교통점수가 크게 높지 않게 산정되어 투자 지역에서 제외한 경험이 있다.
5. 동탄인덕원선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책 내용이다. 바로 내가 투자한 아파트가 동탄인덕원선의 수혜지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동탄인덕원선은 인덕원과 동탄역을 잇는 지역철도에 불과하여 노선 자체의 가치는 높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 노선의 개통으로 인해 몇몇 역세권 지역은 한 두번의 환승으로 서울 접근성이 매우 높아지는 수혜지역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 추천한 동네 중 한 곳은 능동역 주변 단지였다. 그 동네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자주 임장을 다녔던 투자 후보지였다. 병점역 인근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전세가와 큰 차이도 나지 않았으며,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지역이었고, 능동역 주변은 역세권이 될 지역에도 불구하고 준신축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다. 또한, 준신축 단지들로 조성되어 있어 거주 환경도 매우 좋아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단점은 대중교통이었다. 병점역 또는 동탄역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병점역 주변은 도로도 좁고 복잡하여 교통이 매우 불편하며, 동탄역은 버스 이동시간만 30분이 넘는다. 하지만 동탄인덕원선이 개통되면, 지하철 두 정거장으로 10분 이내에 동탄역으로 접근이 가능하여, 서울까지 1시간 내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해당 노선으로 인해 크게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내가 투자한 아파트는 동탄역과 한 정거장인 반송역 역세권이다. 지금은 동탄역 접근성이 매우 애매한 상황이지만 동탄인덕원선이 개통하고 나면, 서울까지의 접근성이 매우 좋아진다. 마음 한켠에 내 판단이 맞을까? 동탄인덕원선이 가치가 있는 노선일까? 하는 걱정이 계속 남아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아주 잘못된 결정을 한 건 아니라는 생각과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전문가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책에서는 몇몇 다른 지역들도 소개해주었다. 특히 동탄인덕원선의 기점/종점이자 서울로 접근이 용이한 인덕원역과 동탄역에서 한 두정거장 떨어진 지역들을 추천했다. 이 지역들은 이전에는 지하철 이용이 매우 애매했지만, 이 노선의 개통을 통해 환승 한번으로 핵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노선 중간에 신분당선 연장역과 환승이 예정된 수원월드컵경기장역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6. 투자자의 진입 여부와 가격변동
부동산 시장의 상승기와 하락기에도 투자자의 진입 여부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달라진다고 한다. 소유자가 실거주 위주인 A지역과 투자자 위주인 B지역이 있다고 예를 들어보겠다. 만약 하락장이 오더라도 실거주를 하는 사람들은 굳이 주택을 매도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보기 전에 매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투자자 위주인 B지역이 매도물량이 더 많아지게 되고, 하락의 폭이 클 수 있다. 상승기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 위주의 지역은 기존 실거주 수요에 투자 수요까지 과열되어 더 큰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상승기 또는 하락기에 유난히 변동폭이 큰 지역들은 실거주보다 투자자의 진입이 더 큰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 결론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역세권 아파트를 투자할 때, 매우 실용적인 지식을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철도호재 지역이나 지하철 역세권에 투자를 계획한 초중급 투자자에게는 매우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책 후반부에는 기타 부동산 관련된 지식들도 소개해준다. 세금, 후분양아파트의 장단점, 지식산업센터, 갈아타기 전략 등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는 책이고, 이해하기도 쉬운 잘 읽히는 책이니 초보자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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