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매 권리분석에서 가장 주의깊게 봐야할 권리인 임차인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난번에 등기부등본을 보는 법과 말소기준권리를 찾는 법(아래 링크)을 알아봤다. 임차인의 권리가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에 있는지, 뒤에 있는지를 파악해서 임차인이 대항력이 있는지 없는지, 보증금을 인수해야하는지 소멸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권리분석의 핵심이다.
등기부등본 보는 법
말소기준권리 찾는 법
| 임차인의 대항력, 선순위 임차인이란,
최근 '전세사기', '깡통전세' 로 온 나라가 시끄러워지며, 대항력, 선순위임차인 이라는 단어를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대항력이란 간단하게 등기상 권리가 없는 임차인에게 부여된 대항할 수 있는 권한이다.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은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도 가장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이며, 돌려받지 못한다면 그 집을 점유할 수 있는 법적 권리이다.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은 경매를 통해 가장 먼저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다. 낙찰가가 낮아서 보증금을 온전히 받지 못한다면, 낙찰자가 그 보증금을 인수하게 되고, 낙찰자에게 나머지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된다. 따라서, 본인이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이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배당요구종기일까지 배당신청만 한다면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집에서 쫒겨날 일은 없으며, 본인이 입찰자라면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까지 고려해서 입찰금액을 산정해야한다.
++ 하지만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이라도 낙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원하지도 않는 집을 어쩔 수 없이 본인이 낙찰받아야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반드시 시세를 잘 파악하고 전세계약을 해야하며, 반드시 보증보험에 가입해야한다.
나 역시 전세사기의 피해자였다. 전세가가 너무 높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고, 원하지도 않는 반지하집을 낙찰받게 되었다. 다행히 손해없이 집을 팔아서 잘 해결됐고 경매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그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반드시 대항요건과 보증보험 가입여부를 확인 후 임차계약을 해야한다.++
| 대항력 요건, 선순위임차인 조건
" 말소기준권리보다 빠른 전입신고 "
대항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순위 임차인의 조건은 아주 간단하다. 문제가 없는 깨끗한 집에 임차계약을 하면 된다. 근저당, 가압류와 같이 등기상 문제가 없는 집에 계약을 해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된다. 즉, 등기부등본 상 다른 권리보다 먼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되어있으면 된다. 그럼 다른 권리보다 앞순위로 권리가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되고, 대항력을 갖추게 된다.
| 경매에서 전입신고, 확정일자의 의미
" 전입신고 = 대항력, 확정일자 = 배당순위 "
대부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날짜가 같거나 비슷한 시기인데, 가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전입신고를 미리 해두고 한참 있다가 확정일자를 받거나, 확정일자를 먼저 받아두고 한참 후에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다. 그 기간 동안 별일이 없으면 괜찮지만, 그 사이에 근저당이나 압류가 잡힌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간단하게 전입신고는 대항력, 확정일자는 배당순위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 그림과 같이 1월 1일에 전입신고를 하고, 3월 1일에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2월 1일에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를 가정해보았다. 이런 경우에는 1월 1일에 전입신고를 했으니, 선순위 임차인이 되어 보증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확정일자는 근저당보다 후순위가 되어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반대로 전입신고가 근저당 뒤에 있으면, 이 임차인은 대항력이 없다. 따라서, 인수해야 할 보증금이 없어진다. 확정일자가 근저당보다 앞에 있던 뒤에 있던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물건들은 전입신고일과 확정일자가 같지만, 전입신고만 되어 있거나 확정일자와 차이가 나는 경우,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 등 보증금을 인수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꼭 확인 후 입찰해야 한다.
| 임차인이 없는 깔끔한 물건의 단점
" 치열한 경쟁률 "
애초에 임차인이 없고 채무자가 점유하고 있는 물건들은 권리분석이 매우 깔끔하다. 보증금 인수 여부를 신경쓸 필요도 없고, 잔금만 납부하면 채권자들끼리 알아서 배당받고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물건들은 그만큼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물건들이라 경쟁이 치열해진다. 아래 물건은 실제 입찰까지 고려했던 아주 깔끔한 부천의 아파트이다. 최근 실거래가가 3.3억 정도고, 네이버 매물 최저가가 3.2억 정도에 나와있는 단지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비용을 따졌을 때 3억 미만으로 낙찰받으면 충분히 수익이 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거래가를 웃도는 무려 3.3억에 낙찰되었고, 282명이 입찰했다.
" 명도의 어려움 "
경매 강의를 들어보거나 여러 경매 컨텐츠를 보다보면, 명도가 가장 깔끔한 물건은 보증금을 온전히 배당받는 임차인이 있는 물건이라고 한다. 해당 임차인은 손해볼 것이 없고, 낙찰자에게 명도확인서를 받아야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기에 명도 과정이 매우 깔끔하다고 한다. 하지만 채무자가 직접 점유하고 있는 물건은 권리분석은 쉬울 순 있지만 명도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경매로 집을 날린 사람이기에 자금 유동이 원할치 않고, 한푼이라도 더 건져 나가기 위해서 과한 이사비 요구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권리분석이 쉬운 물건이라고 다 좋은 물건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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