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서후기를 잘 적지 않았다. 책은 계속 읽었지만 책 소개 수준으로 리뷰를 남기는 것보다 인상깊었던 내용 위주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게 더 의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후로 책과 관련된 포스팅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이 없어서라기보다 글을 적는 도중 대출 기간이 끝나서 책을 반납하게 되고, 다른 책을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내용들이 기억을 나지 않으면서 글을 적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잠시 독서를 멈추고 그 동안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 위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 책이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오늘은 '세이노의 가르침' 이란 책의 개인적인 후기와 인상깊었던 부분에 대해 남겨보도록 하겠다.
1. 완독하기에 쉽지 않은 책
| 직장인이 틈틈이 읽기에 너무 많은 분량
사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작년에 한 번 읽었던 책이다. 부동산 강의에서 극찬을 했던 책이라 강의를 듣는 기간 동안 읽었던 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세이노의 가르침은 730페이지에 달하는 굉장히 두꺼운 책이라 단기간에 읽기가 쉽지 않다. 틈틈히 짜투리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직장인에게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기도 하고, 중간에 지치기도 한다. 나 역시 책을 읽는 도중 대출기간이 끝났고, 다시 빌려서 읽기 것보다 다른 책을 읽는 쪽을 선택하며, 중간에 포기했었다.
| 기승전결이 없는 여러 칼럼의 집합체
세이노가 연재해왔던 신문이나 까페 등의 글, 칼럼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따라서, 특정 주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며 기승전결이 있는 구성이 아니다. 글 자체의 가독성은 좋으나 책의 전체적인 구성 측면에서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어떤 주제, 분야에 대해 1~10, A to Z, 기승전결의 구성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경제, 투자, 삶과 관련된 여러 생각과 지식, 마인드를 정리해놓은 내용이다. 한마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광범위한 개인의 의견을 정리해 둔 책이다.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2. 자본주의 시민 교과서
| 투자 마인드의 정석, 전과, 표준 참고서
학창시절 동아전과/표준전과, 수학의 정석 등 표준이 되는 참고서들이 있었다. 전과는 초등 전 과목의 모든 내용과 정답이 들어있는 국민(초등)학생들의 표준 참고서였고, 수학의 정석 시리즈는 교과서보다 더 인정 받는 고교 수학의 바이블이었다.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석, 전과 같은 책이다.
위에서 이 책의 단점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이 모두 정리되어 있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점이 이 책의 단점이자, 장점인 것 같다. 세이노는 공부, 학벌, 취업 및 직업, 사업, 투자, 부동산, 가족, 행복 등 삶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그의 관점과 조언을 남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로 살아가기 위한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이 책을 읽고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투자 및 재테크 등 경제 분야에 너무 몰두해 있었던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해서 투자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이른 은퇴와 행복한 가정을 인생의 목표로 삼아왔다. 그러면서 회사 업무보다는 투자 공부, 재테크가 나의 1순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정곡을 찔렀고,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깨달았다. 책에서 알바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좋은 기업에 취업해서 성공하겠다는 젊은이를 꼬집는 내용이 나온다. '어처피 잠깐 일 하다가 취업할텐데, 적당히 시간이나 떼우지 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그 어디에서도 성공하고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얘기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부자가 되서 빠른 은퇴를 하겠다고 생각했고, 나는 곧 다른 일을 할 것이라고, 지금의 업무는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반성을 하게 되었다. 작은 기업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과연 밖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자아성찰을 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직장에서도 일을 잘하지 못하면 절대 직장 밖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3. 현업부터 최선을 다하자.
위 언급했듯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마음가짐에 대해 꼬집는 내용이 반복해서 나온다.
| 내 월급은 확정급여가 아니다
회사에서는 주 40시간만 채우면 월급을 준다. 나는 운이 좋게도,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평균 연 8%씩 꼬박꼬박 연봉이 인상되었다. 야근을 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 칼퇴를 하고 대충 일을 마무리 지어도 내 인상률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 자신이 매우 나타해졌던 것 같다. 열심히 일하든 대충 일하든 내 성과는 좋게 나오니, 열심히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일보다 투자쪽에 더 몰두했다. 주업보다 부업에 더 몰두했다. 부동산과 주식, 쇼핑몰이나 블로그같은 부업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조만간 난 큰 부자가 될 것이므로 곧 그만 둘 회사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분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고, 부업에서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내 급여와 인상률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지금까지야 운이 좋았지만, 이제 나이도 직급도 중간 이상이 되었다. 이전에는 유망한 젊은 인재로 보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유망했던 직원으로 보일 수 있다. 어느새 중간 관리자급이 되었는데, 앞으로는 내가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회사에서도 나에게 이전과 같은 처우를 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크게 반성한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 열심히는 살았지만, 사적으로만 열심히 산거지, 업무적으로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내가 팀장이라면, 대표라면 나를 좋게 평가할까?" 점점 업무에 대한 열정이 떨어지는 것 같고, 머릿속에 온통 딴 생각만 가득차 보이는 나에게 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일의 대가는 질로 따져라.
'받는 만큼만 일한다', '임금은 일한 시간에 비례해야 한다' 등 요즘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마인드를 지적한다. 1900년대 초반 산업화 시대 공장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나 해당된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일의 양보다는 질이 훨씬 중요한 시대이다.
고용주, 자본가는 1시간을 일하든 10시간을 일하든 최고의 성과를 가져오는 직원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하루 8시간 일하며 5의 성과를 가져오는 직원 두명보다 하루 4시간만 일하고 10의 성과를 가져오는 직원 한 명이 더 중요하고, 그에게 더 많은 보수를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나 역시 구시대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 같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만 일해도 되기 때문에 그 보다 더 일을 하는 것은 개인적인 손해라고 생각했다. 세이노가 지적했던 그 한심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만약 정규 근무시간 외에도 열심히 일하면서 나를 발전시켰다면 지금의 나는 더 높은 보수를 받고 있거나, 그러한 자리로 옮겼을 수 있을 것 같다.
| 빠른 기간에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
최근 경제서적들을 읽으며 배운 것 중 가장 크게 깨달은 내용은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자산을 지키고, 자산을 불려나가는 방법이 중요하며, 이는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로또, 주식, 코인, 부동산 등으로 벼락부자가 될 순 있지만 이를 지키는 방법을 모른다면 쉽게 벌었듯이 쉽게 잃을 수 있다.
책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고소득자든 저소득자든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를 모으느냐가 중요하고, 돈이 모이는 원리, 돈이 불어나는 원리, 돈이 벌리는 원리를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주식, 펀드, 부동산 등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면서 급여를 높이고, 저축액을 늘려 종잣돈을 불려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많은 급여를 받는 직업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장기간 꾸준히 모으면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는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
나 역시 최근 빠른 퇴사 / 은퇴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투자를 잘해도 최소 10년 이상은 더 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태도로 회사를 다닌다면, 이전과 같은 급여 인상률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고, 내가 계획한 자산 계획에도 구멍이 생길 것이다. 10년을 채 다니지도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것은 커녕, 몇 십년 후에도 부자가 될 수 없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 동안 돈을 불려나갈 생각만 했지, 불릴 돈을 주는 내 본업에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은 회사에서도 최고가 되지 못하고, 내 전공 업무도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른 일에서도 성공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도한 업무 목표를 잡진 않겠지만 그 동안의 나를 반성하고 내 본업, 내 업무에 더 성실하게 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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