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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토리/일상생활&취미

기아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선임, 이종범이 감독이 되지 못한 이유

by 아다콘다 2024. 2. 14.

 명절 연휴가 끝난 오늘 기아 타이거즈가 이범호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전 단장 & 감독의 불미스러운일로 최근 김종국 감독이 해임되었는데, 많은 야구 채널 및 기사에서 설연휴가 끝나면 새 감독 선임을 밝힐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정말로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범호 감독 선임을 밝혔다.



 
| 김종국 전 감독 금품수수

 많은 팬들이 지난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종국 전 감독의 경질을 원했는데 구단은 김종국 감독의 유임으로 결정했다. 당시, 5강 탈락이라는 팀 전력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고, 두산 왕조를 이끈 김태형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많은 팬들이 김종국 전 감독의 경질을 원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김종국 전 감독을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2023 시즌은 워낙에 부상 선수가 많았고, 전력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영입도 실패한 시즌이었기에 감독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김종국 전 감독도 지역 프렌차이즈 스타였고,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었기에 구단의 결정을 딱히 비난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결국, 팬들의 바람대로 감독 교체가 이뤄졌다. 작년 초 장정석 전 단장의 정말 말도안되는 뒷돈 요구로 갑작스러운 단장 교체에 이어, 올해는 감독의 금품수수로 감독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정말 기아팬으로서, 야구팬으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인 것 같다.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 금품수수 혐의로 해임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 금품수수 혐의로 해임 - 사진 KBS뉴스

 


| 이범호 감독 선임 이유

 김종국 전 감독의 해임은 스프링캠프 하루 전이었고, 선수단은 현재까지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캠프를 치뤄야 했다. 어느 채널에서 감독이 없는 캠프를 담임선생님이 없는 야자시간으로 비유를 했는데 아무리 선수들이 알아서 몸을 만든다 하더라도 감독이 있고 없고는 정말 차이가 크다는 의미였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어쨌든 감독이 캠프에서 선수들의 몸상태와 훈련을 지켜보며 이번 시즌을 구상할 수 있기에 그만큼 빠른 선임이 중요했던 것 같다.
 
 구단도 이러한 기조속에서 빠르게 감독 선임에 나섰고, 언론에 타 구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선임하겠다고 밝혔었다. 사실상 현재 현장에 있는 외부인사 영입은 어려워보였고, 이 때문에 떠오른 후보자가 타이거즈 레전드 이종범이었다. 이종범을 새 감독으로 선임해서 내/외부의 잡음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내부 승진을 통해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내부 승진으로 이범호 감독이 선임되었다.


| 이범호 감독의 타이거즈

" 기아팬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 준 이범호 "

 개인적으로 선수시절 이범호를 정말 좋아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범호 응원가만큼 신났던 응원가도 없었다. 지금의 와이프와 함께 직관했던 2017 한국시리즈 우승 경기는 최고의 희열과 감동이었고, 앞으로도 타이거즈가 우승하는 순간을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또 올까 싶다. 그 경기에서 내 바로 앞에 떨어진 이범호의 만루홈런은 다시는 못 느껴볼 희열이었던 것 같다. 야구팬 최고의 순간을 안겨준 이범호인만큼 지도자로서도 큰 성공을 응원하고 싶다.

2017 한국시리즈 이범호의 만루홈런과 우승 세레모니
2017 한국시리즈 이범호의 만루홈런과 우승 세레모니


 " 최연소 감독 "

 이범호 감독의 단점은 타이틀처럼 최연소 감독이라는 점이다. 감독 경험이 없다. 은퇴식을 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감독이 되는건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지만 이는 다른 후보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종범도 감독 경험은 없으며, 외부 인사 중 이동욱, 김원형 전 감독 정도만 감독 경험이 있는 야인으로 보였다. 이동욱과 김원형 전 감독은 딱히 타이거즈와의 접점이 없어 유력 후보자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 퓨처스 감독 출신 "

 1군 타격코치 이전 퓨처스 감독직을 맡았었다. 따라서, 2군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시즌 중에는 많은 수 2군 선수들이 1군으로 콜업될텐데, 선수발굴이나 경기 운영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감독 경험이 없는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1군 주축들은 선수시절 동료였거나 1군 코치시절 함께 지내며 이미 파악이 돼있을테니, 이범호 감독의 퓨처스 감독 경험은 선수단 전체를 빠르게 파악해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큰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남다른 리더십과 인성 "

 이범호를 욕하는 팬과 선수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선수시절에는 산책주루와 잦은 병살로 가끔 밉기도 했지만, 이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 위험 때문이었다. 기량 외적으로는 팀원들과의 친화력이 매우 좋았고, 주장직을 2번이나 맡았다. 대구출신이면서 한화에서 데뷔한 선수가 팀 이적을 통해 타이거즈로 오게되었는데, 성대한 은퇴식까지 열어줬다. 이는 구단 및 선수단에서도 이범호라는 사람을 남다르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실력을 떠나 평소 행실과 인성이 매우 훌륭한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감독 부재로 어수선했던 팀을 빠르게 재정비할 수 있는 큰 장점이 될 것 같다.


| 이종범을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은 이유

" 내부승격이 편하다 "

 구단에서는 안정적인 결정을 한 것 같다. 감독선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부분이 외부인사 영입과 내부승격 중 결정을 내리는 부분이었다고 한다. 외부인사 영입은 힘든 협상을 통해 모셔와야하는 입장이고 후보자가 거절했을때는 다른 후보자를 찾아 다시 한번 협상과정을 거쳐야한다. 반면에 내부승격은 이 과정이 상대적으로 쉽고 매끄럽게 진행된다. 이미 코치진을 역임하고 있는데 굳이 승진을 마다할리없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감독을 선임해야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내부승격으로 결정했을 것이다. 내부인사 승격은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선임 시간이 짧았고, 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마땅한 후보자가 없었다는 핑계를 댈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영입 조건과 시즌 성적 "

 이종범은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며 아들의 뒷바리지를 병행할 계획이었을텐데 이를 뒤집을만한 조건이나 대우를 제시했어야 했을 것 같다. 두산이 이승엽을 감독으로 선임할 때의 대우는 kbo 감독 최고 수준이었다. 이종범도 이승엽에 버금가는 KBO 레전드인데 당연히 눈높이는 이승엽 감독의 대우에 맞춰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모셔온다 한들, 높은 성적이 나와도 본전이고,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경우에는 섣부른 선임이었다는 비판을 직격으로 받았을 것이다. 반대로 내부 승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조건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을 것이다.


| 이종범이 굳이 왜?

 사실, 이종범이 감독 후보로 거론될 때, 개인적으로는 이종범이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종범이더라도 굳이 이 시기에 타이거즈에 감독을 맡을 이유가 거의 없다고 봤고, 제의가 왔더라도 거절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이거즈 레전드로서 타이거즈 감독직이 꿈이더라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팬의 입장에서도 굳이 이런 안 좋은 시기에 이종범 카드를 써버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 이정후 아빠 "

 최근 이종범은 종범신보다는 이정후 아빠로 더 이슈가 되고 있다. 아들이 파격적인 대우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고 그 무엇보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적응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올해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며 아들의 뒷바리지를 병행할 계획이었을텐데 굳이 이 시기에 독이 든 성배를 드느니 아들의 적응을 돕는 편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나도 아들이 있는 입장에서 나의 커리어보다는 아들의 성공이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됐을 것 같다. 타이거즈 감독이 되고 싶다한들, 지금보다는 미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더 적절한 시기가 됐을 때 맡는게 좋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 평생 기아 싫어할 것 "

 평기싫. 이정후가 어렸을 때 쫒겨나듯 은퇴한 아빠를 보며 싸이월드에 글을 올려 화제가 됐었다. 그만큼 이종범의 은퇴는 매끄럽지 않았고 팬들의 많은 비난과 비판이 있었다. 당연히 이종범도 구단과의 관계가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고, 이후 현장에 복귀했을때도 한화와 엘지같이 타구단에서만 코치직을 수행했다. 기아에서 제의를 했든 안했든 타이거즈와의 관계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이종범이 굳이 이 시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타이거즈에 복귀하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 우승전력이라는 평가 "

 올해 기아 타이거즈는 엘지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전력으로 우승후보라는 평가까지 들린다. 그런 팀을 맡았다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다면 아무리 이종범이어도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선동렬마저 욕먹고 쫒겨났을 정도로 열성적인 팬덤을 가진, 말그대로 독이 든 성배이다. 아마도 아직까지 이종범은 타이거즈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을텐데 굳이, 섣부른 판단으로 욕먹을 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이범호 감독으로 선임이 됐고, 이제와서 왈가왈부해도 변하는 것 없다. 팬으로서 결과에 비난을 하기보다는 응원을 해주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선수인만큼 부디 이범호 감독이 선수단을 잘 이끌어서 다시 한번 우승의 희열을 느끼게 해줬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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