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자본주의, 투자 공부를 할수록 보수 우파가 되는 이유 - 세이노의 가르침 리뷰 2.
정치 부분은 매우 민감한 주제다. 하지만 투자, 재테크, 부동산 등 경제 분야의 책을 읽거나 영상 컨텐츠들을 보다 보면 저자나 크리에이터들이 대부분 보수 성향을 띄고 있는 것 같다. 자주 느꼈던 내용이지만 이번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한번 더 크게 느껴졌다.
세이노가 책에서 본인의 정치 성향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양쪽 진영 모두를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진보보다는 보수의 성향인 것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겠다. 정치적인 이야기라기 보다는 책을 읽고 느낀 점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 좌파 탈출은 지능순?
극우라고 표현되는 보수 진영의 커뮤니티나 밈을 보면, '좌파 탈출은 지능순' 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사실, 난 보수 지지자는 아니지만, 투자공부를 시작한 이후로는 조금씩 저 말에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자, 자본가, 기업가, 부자들은 시장과 자본주의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부를 쌓은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상대적으로 친시장적이고 시장에 규제나 억제에 소극적인 보수 진영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말이나 밈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원래는 진보 지지자였다. 부모님이 호남 출신이라, 진보 성향의 가정에서 나고 자랐고, 야구도 광주 기아 타이거즈의 열혈팬으로, 전형적인 진보 성향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경제와 투자, 자본주의를 공부하면서 보수의 주장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양쪽의 생각이 다른 것만은 분명한 것 같고, 투자 관점에서만 보면 보수쪽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오늘은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으며 느꼈던 진보와 보수의 장단점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진보를 지지했지만, 보수의 주장을 이해하기 시작한 상태다. 따라서, 양쪽 모두를 지지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중도층이며, 정치적인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정치적인 반박이 있다면 나의 의견이 모두 틀렸음을 인정하니, 관련 댓글은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
| 동일노동 동일임금? 52시간제?
세이노의 가르침 내용 중 노동이나 직장 근무와 관련된 내용이 꽤 있는데, 진보 성향과는 상반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래와 같은 제목의 글들인데, 진보 정당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주장하는 주52시간, 주5일제 등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 주 5일제 근무 좋아하지 마라
- 8시간 근무에 집착하지 말라
- 일의 대가는 질로 따져라
" 주 5일제 근무 좋아하지 마라 "
책에서 세이노는 주 5일제를 해서 이틀을 쉬어봤자, 사람들은 그 이틀동안 휴식이나 재충전보다는 비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놀기만 할 뿐이며, 그 이틀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점점 크게 벌어질 뿐이라고 말한다.
20대, 30대의 사회 초년생은 업무에 대한 수행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스타일을 정립시키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므로 주 5일제에 집착하지 말고, 본인의 능력 향상, 자기개발 등 '지식증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 진보쪽에서 자주 들고나오는 이슈인 근무시간 단축은 오히려 개개인간의 격차만 더 벌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5일제, 주4일제 등 근무시간에 너무 얽매인다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
" 8시간 근무에 집착하지 마라 "
일을 한 대가, 성과, 보수는 시간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근무 시간으로 보수를 받는 건 산업화 시대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반복적인 노동을 하는 공장 노동자에게나 해당된다. 몇 시간을 일하더라도 그 결과의 질이 중요한 것이다.
가전제품 수리기사를 예로 들어보자. 한 개의 제품을 수리하는 데 2시간이 걸리는 A와 30분만에 수리하는 B가 있다면, A와 B의 2시간은 절대 동등하지 않는 것이다. 대가, 보수를 제공하는 고용주는 B를 고용하거나, 이미 고용한 상태라면 B에게 더 높은 급여, 더 높은 직급을 부여하게 된다.
따라서, 근무시간에 집착하기 보다는 더 빠른 시간내에 그 일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시간을 단축시키고, 남은 시간에 추가로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야 자신의 몸값이 올라라게 된다고 한다.
=> 마찬가지로, 근무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업무 효율을 높여 시간을 단축시키고 그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을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 보이지 않는 발 "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었다. 프랑스 경제학자 랑그로와는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빗대어 '보이지 않는 발'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세상이 원하는 기준을 무시하고 자신의 기준만을 고집한다면, 보이지 않는 발이 당신을 성공의 대열에서 밖으로 차 버린다는 것이다. 일의 결과, 성과, 고과는 내가 회사에서 채운 시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일을 준 상급자, 부서장, 대표가 결정하는 것이다.
=> 일의 성과와 대가는 상사가, 회사가 판단한다. 세상이 원하는 기준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고집한다면 '보이지 않는 발'이 당친을 부자대열에서 밖으로 차버릴 것이다.
" 노동시장 근무시간에 대한 생각 "
개인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생산직 노동자가 아닌 이상 '동일노동'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8시간을 근무해도 어떤 사람은 100만큼의 결과는 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10의 결과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개인의 능력이 다르고 근무태도도 다르며, 무엇보다 개개인의 업무 자체가 다르다.
'동일노동' 이라는 전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동일임금'도 존재할 수 없다. 더 힘든 일을 하는 사람, 더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 공평하고 공정하다. 세이노도 책에서 일의 대가는 질로 따지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 매우 공감하였다.
현재 함께 근무하는 동료 중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항상 본인이 가장 힘들게 일한다고 생각하며 피해의식까지 있어 보인다. 학벌, 학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지방 전문대를 나와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업무만 수행한다. 신입사원도 한 달만 배우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본인이 가장 고생한다며 투덜된다.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단순한 일만 하는데도 차부장까지 진급을 시켜 준 회사에게 고마워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자기 반성이지만 나 역시 그런 면이 있고,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이런 일까지 하는데', '이걸 내가 다하는데' 하는 불만이 생기기도 하며, 연봉조정신청을 하기도 했다.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거나 주말 출근을 하게 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동안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업무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달라졌고, 더 넓은 시야로 업무에 접근하게 되었다. 근무 시간에 덜 집착하게 되었고, 성과와 완성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려 노력한다. 이전보다 야근 횟수와 근무시간은 늘어났지만 집중도나 효율성이 확실히 증가했고, 자기 만족도도 크게 증가한 것 같다.
청년세대는 편향된 진보주의자들이나 PC주의자들의 말에 너무 깊이 현혹되면 안 될 것 같다. 세상은 공평하지도 평등하지도 않다. 모두가 다르고 태어날 때부터 불공평하게 태어난다. 외모, 지능, 능력, 성격 등 대부분의 성공 요소들도 타고나는 요소와 정도가 다르다. 어쩌피 불공평한 세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불공평한 세상을 탓하기 보다는 그런 불공평, 불합리한 세상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극복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자와 가난에 대한 시각
우리나라는 부자를 악마화하고 가난한 사람은 불쌍하거나 선량하게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이 이러한 프레임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진보 성향에서는 기업에 대한 세재 혜택이나 지원을 두고 부자감세라고 비난하며, 가난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이노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비판한다. 나 역시 세이노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부자도 서민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며, 한 쪽에 치우친 정책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자들은 이미 서민보다 충분히 많은 세금을 납부하며 서민의 복지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는데 그들을 악마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서민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교육하는 정책이 더 옳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 돈에 대한 위선을 버려라. "
우리나라는 돈에 대해 상당히 위선적이며, 돈을 중시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한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말과 같은 초월적 가르침도 있으며,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안빈낙도식의 삶이 더 가치있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의 폐혜 등을 언급하며,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졸부취급한다.
세이노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부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선자라고 비판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해 그것은 나쁜 것이라고 일부러 갖지 않은 척,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저 포도는 분명 실 것이라고 자기 위로나 하는 여우의 신포도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좋아한다. 사회 풍토상 표현하지 않는 것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사, 변호사, 교수, 대기업 직원과 같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선호한다. 급여가 적은 공무원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안정적인 '급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억울한 사람을 변호하기 위해서, 미래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등등 그럴싸한 말로 본인을 포장한다.
책에서 세이노는 이러한 돈에 대한 위선을 버리는 것이 부자가 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아주 중요하며, 많은 행복의 조건들도 경제적 여유 없이는 달성하기 힘들다. 돈을 추구하는 것은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것이므로 젊은 시절에는 더 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돈 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을 순 있지만, 돈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돈을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한다. 돈을 쫒는 것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므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 가난한 가정의 7가지 형태 "
책에서 세이노는 가난한 가정의 7가지 유형이 있으며, 대부분 이 유형에 해당한다고 한다.
- 술과 도박에 빠진 가족 구성원이 있는 경우
- 가장이 일확천금만 노리는 경우
- 잘 살다가 망한 경우
- 이상한 자존심을 부리며, 그 이하의 일을 하지 않는 경우
- 가족 모두 돈을 벌지만 따로따로 소비하는 경우
- 공부에 재능이 없는 자식의 교육에 올인하는 경우
- 병, 장애 등으로 과한 치료비가 드는 경우
세이노는 이 중 사회구조적 원인 때문에 가난한 가정은 마지막 7번째 밖에 없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가난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난을 탈출하지 못한다. 본인의 능력이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도한 급여를 원하며 일하지 않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며 투자 사기를 당하거나, 과거 영광에 취해 일을 우습게 알거나 등등 대부분 개인의 문제와 관련되었다는 의미다. 본인들이 나태해서 얻은 가난을 사회구조만 탓하며 계속해서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다.
" 가난한 사람들은 선량한가? "
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하거나 선량하게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세이노는 가난한 사람들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지적하며 정말 선량한지 의문을 던진다.
책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의 빈민층에 대한 의견을 예로 드는데, 빈민층은 본인의 땀과 노력으로 돈을 벌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지원금을 더 타먹으려 궁리한다고 한다. 세화섬유 곽태환 사장의 일화도 소개한다. 그는 노숙자 수용소를 찾아가 그들에게 일터를 제공하려 했지만 급여가 성에 안찬다고 거절당했다고 한다.
가족 구성원의 병, 장애 등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가난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노력은 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본인의 노동에 비해 많은 돈을 요구하고, 돈을 벌더라도 저축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해서 가난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본인의 노력으로 성공한 부자들과, 부자는 욕하면서 나태하고 게으른 삶의 태도로 가난해진 사람들 중 어느쪽이 더 비판받아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된다고 한다.
=> 사지가 멀쩡한데 일은 하지 않고 저소득층 생계지원을 받으며 입에 풀칠만 하는 가난한 세입자와 하루 4시간씩 자며 악착같이 모아서 집을 산 집주인 중 과연 누가 더 선량한 사람일까? 가난한 사람이라고 선량하지는 않다.
| 세이노를 읽고 느낀 노동시장과 서민복지에 대한 생각
세이노는 주5일제, 하루 8시간 근무를 비판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일하며 만족하는 태도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요지다. 더 일하고 더 공부하고 더 모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 세이노의 의견과 반대되는 정책을 내놓는다. 최근 추진중인 주4.5일제나, 추진해왔던 주52시간제, 최저시급 인상 등의 정책은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가난에 가둬두는 정책인 것 같다. 이를 법제화하면 더 많이 일해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도 조금만 일하며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 서민이 부자가 될 수 없도록 법으로 막아두는 느낌이다.
서민 계층에 대한 지원과 복지도 마찬가지다. 세이노는 병, 장애 등으로 가난해진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가난한 가정은 그들의 나태함과 게으름 때문이며, 그들은 선량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민복지 확대, 기본소득, 전국민 25만원 등의 복지정책은 서민을 더 게으르게 만드는 느낌이다.
지금은 악랄한 기업의 착취로 쉬지도 못한 근로자가 과로로 사망하고, 배고픈 서민이 굶어 죽는 시대가 아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막노동과 같은 현장직이나 생산직 등 3D 업종이나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공사장만 가봐도 대부분 인력이 외국인 노동자다. 절대로 일하지 못해서 배고픈 시대가 아니다.
정말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있을 수 있다. 세이노가 말한 가족 구성원이 병이나 장애 등이 있는 경우나 취약계층의 자녀들 등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선별적 복지가 이루어져야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과한 복지는 오히려 그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